05/07/23 - 24
TGB 무박(?) 2일 맹산 종주기.
사랑하는... 아우들.
시엽, 제훈, 민기.
.
.
.
모두 수고 많았다.
색다른 경험이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주행이었다.
사진이 흔들리고 상태가 안 좋아도... 이해해라.
촬영 상황이 워낙... 나빴잖냐. ^^
그럼 간 큰 네 남자... 한여름밤 맹산 종주기를 시작한다.
짠~
우리 TGB 의 투어가 항상 그러했듯...
어제 모인 네 남자는...
정말... 야밤에 그 험하고 긴 길을 갈 거냐고... 묻는 놈(!) 하나 없이.
- 중간에 한 녀석 있었으나... 그건 애교였다. ^^ -
변변한 라이트 하나없는 무모한 심야 주행을 시작했다.
우리 씩씩한 제훈이의 모습이다.
식수를 준비하기 위해... 민기가 잠시 편의점을 찾아 헤메는 사이...
이매다리 위에서 촬영하였다.
저 사진을 찍곤...
시엽이의 체인 수리를 말끔히 끝내자...
민기가...
커다란 생수통을 들고 돌아왔다.
다시 봐도...
정신이와 너무 닮은 시엽이의 통통한 볼살.
모임 장소로 부터 약 15km 를 달려 ...
싱글트랙으로 올라붙기 전, 라이트를 점검하는 제훈.
우리 일행이...
저기 -갈마재 정상- 까지 올라서는데에도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름기 하나 없이 바짝 마른...
시엽의 체인을 두번이나 이어 붙여야 했고...
멀쩡하던...
천변의 자전거도로가 전부 파헤쳐져... 헤메야 했으며...
배고프다...
칭얼대는 민기를 달래기도 해야했다.
그리고...
힘들다며... 화장터 정문앞에서 쉬어가자던 민기의 투정도.
못들은 척... 묵살하며...
우리는 기분 나쁘게... 안개에 젖어 들고 있는...
갈마재 정상에 올라섰다.
저... 뒤에 보이는 민기는.
이젠 탈만큼 충분히 타지 않았냐며...
정말로...
저 칠흑같은 어둠과 이슬에 젖어든 화장터 뒷길을 갈 것이냐며... 투덜댔다.
그 순간 우리 일행 중 어느누가...
화장터에... 공원묘지에.... 게다가 묘한 분위기의 기도원까지 있는 심야의 맹산 길을 ...
올라타고 싶었겠냐마는.
우리는...
마치... 주어진 숙제를 끝내야만 하는 초등학생의 심정으로...
이틀에 걸친... 납량특집 날밤새기 대장정 투어를 시작하였다.
이름하여... 미드나잇 오퍼레이션.
엄청난 모기떼와...
이미 바닥난 물 때문에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끌고 ... 또 끌던.... 그 긴 언덕의 한켠에서.
이 힘든 짓(!)을 끝내고 돌아서면....
바로 또 그 다음이 기다려지는 까닭을 알 수 없다며...
한탄하던 시엽.
아우들아.
너무도 졸려서...
더 이상 후기 작성이 ...
후기 작성이...
헤롱헤롱...
가물가물...
내일...
여유가 생기면 ...
완성하마.
이해해라.
긴 잠.
더운지도 모르고 거의 반 죽음 상태로 골아 떨어졌다.
힛.
^^
그리고.
일어났다.
다시 주행기를 계속하마.
그런데...
어제 밤 산모기에 온몸 구석구석 짖 씹혔던 곳이 왜 가려지 않나?
신기하다.
갈마고개에서 능선길에 올라서는 계단길.
우리는 한참을 끌어야 했다.
이런 길을 계속가야만 하나... 하는...
민기의 표정에 후회가 잔뜩 서려있다.
드디어, 능선길.
영생관리사업소 뒷 능선에 올라서는 일행.
한번 올라선 길을 어쩌겠는가.
이젠 어쩔 수 없이 율동까지 가야만 한다.
우린 저렇게 끌고... 끌고... 또 끌었다.
싱글트랙 전구간의 1/3 지점인...
모리아산 기도원 갈림길이다.
이때쯤 우리는...
극도로 힘이 들면...
전혀 무섭지 않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 후로 ...
맹산 정상까지의 주행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마치 운명의 돌을 밀어 올리고 또 올려야만하는 시지푸스처럼...
우리는 우리의 자전거를 밀고... 또 밀어 올려야만 했다.
그리하여...
결국 우리는 맹산 정상에 올라섰다.
제훈의 새 잔차 모습이다.
이젠 살았구나 하는 표정의 민기.
이후의 민기는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맹산을 누비며 날아 내려왔다.
왔냐... 셥?
장하다... 셥!
정상에서 거북쉼터까지의 잔차끌기는...
한마디로 끌었다기 보다는...
잔차와 함께 굴러 내렸다는 말이 맞을 듯.
왕년에...
그래 또 왕년 얘기다.
^^
분명... 맹산의 정상 하산길을 타고 내렸던 기억이 생생한데...
뒷 바퀴가 허벅지를 긁어대 피가 철철 흐를 만큼 몸을 뒤로 빼 낮추며...
뒷바퀴가 앞바퀴보다 먼저 미끌어 내리던... 그 때의 객기는...
지금으로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친 짓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솔직히...
그 당시의 나는...
잔차로 못 타고 내릴 언덕은 90도의 직벽 밖에 없다... 고 생각할 만큼...
건방진 자만심에 취해 있었다.
허나... 이젠 그런 일은 절대 없다.
^^
거북 쉼터 이후론...
우리에겐 너무 친숙한 길.
우리 일행은 어둠을 뚫고 바람처럼 달려 내려...
맹산 약수터에 다달았고.
장마 뒤의 풍부한 수량의 약숫물을...
배통 속에 가득가득 채워 넣었다.
움직이면 출렁 거릴 만큼.
내 사진도 있다.
허나... 또 눈감았다.
^^
이리하여...
무모한 네 남자는...
미드나잇 오퍼레이션을 성곡적으로 수행하며...
4시간 36분 53초에 걸친...
심야의 맹산 종줏길을 완주했다.
우리가 달렸던... 주행 트랙이다.
그리고...
GPS 상의 주행 기록은...
이동거리 26 km
2시간 44분의 이동시간.
평속은 9.5 km.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라이딩을 끝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무모함을 함께했던...
아우들에게 경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