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에 맹산타기. - By tgbhitel (조회 : 23)2001-04-20 오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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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맹산에 다녀 왔더랬습죠.
어둑어둑해질녁에.

내겐 거의 눈을 감고도 올라 다닐 수 있는 길이기에 밤낮을 가릴 필요가 없죠.
라이트도 없이.

작년 가을 언젠가 그 길을 오르고...
어제 올랐으니 ...
근... 6개월여 만에 오른 것이 되네요.

율동공원 주차장으로 해서...
약수터를 거쳐...
새말고개.
강남골프장 언덕...
거북쉼터에서 턴해서 되돌아 오는 총 16km 의 기본코스를 택했죠.

작년 이맘 때 쯤인가...
그 때도 시즌 처음으로 맹산에 올랐다가...

펑크로...
거의 7km 를 끌고 내려왔던 적이 있었고.

그 얼마 후던가...
강남골프장 언덕에서 나무를 잡고 서있다가...
나무가 부러지는 바람에...
고랑으로 굴러...
낫으로 베어진 나무 줄기에 허벅지를 찔리는 사고가 있었던거 기억할 겁니다.

예.
어제도 사고가 있었답니다.
제가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직접 당한 사고는 아니었네요.

새말고개에서 강남골프장 정상까지는 꾸준한 언덕으로 이어집니다.

이 코스가 바로 행진짱이 좋아하는 싱글트랙 다운힐 코습니다.
다만, 저는 그걸 역으로 오르는 거지요.

해는 지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긴 언덕 하나를 막 제끼고 오른쪽으로 턴하는 순간...

무서운 속도로 다운힐해 오는 잔차와 정면으로 딱 맞딱뜨린 겁니다.
그 좁은 싱글트랙에서.

나는 그 분을 미리 보았지만...
그 분은 그 때까지도 나를 보지 못했답니다.

그런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운힐 하면서...
시야를 그렇게 짧게 두다니.

어디 피할 데가 없더군요.

서로 간의 거리는 단 10여미터.

그래서...

최대한 한쪽으로 비켜서며...
소리를 질렀답니다.

앞에 보세요~!

그분...
얼굴을 드는 순간...
핸들이 옆으로 돌아가며...
나무 그루터기를 받아 버리는데...

브레이크 한번 못잡고...
옆으로 튕겨져..
대 여섯 바퀴를 돌며...
숲속으로 쳐박히더군요.

참...
이거...

미안하기도 하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재빨리 다가가니...
정신을 잃지 않고...
툭툭 털며 일어서는데.

나이가 좀 드신 분이시더군요.

어디 크게 다친 곳은 없지만...
얼굴과 온 몸을 나무 등거리에 긁혀 버렸으니...

그것도 인연이라고...
서로 통성명을 하고...
또 보자고 헤어졌습니다.

분당의 바이크 타운 팀이라며.
분당의 케빈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는데...
그곳의 총무시라더군요.

왠지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한 채...
강남 골프장까지만 다녀 왔습니다.

보통...
집에서 강남골프장 언덕까지...

5.6km 의 꾸준한 업힐을 35분대에 끊는데...
어제 보니...
47분대를 기록하더군요.

주행시간 12분 차이라면...
엄청 저조한 기록이죠.

의기소침하여...
집에 돌아와...
맥주 한 잔하고 뻣어서 자버렸습니다.

예전엔 한 밤중에도 전혀 무섭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어젠 좀 무섭더군요.

무덤 옆을 지날 때는...
뒤에서 뭐가 꼭 끌어 당기는 것 같고.

그동안 너무 운동을 등한시 해서...
많이 심약해진 모양이네요.

이젠 다운힐도 자신이 없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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