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8/06 wj 군, 갈마재 - 직동 임도 - 맹산 능선 주행기
2006/08/06
휴가 마지막 날.
방학임에도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방구석을 뒹굴고 있는 녀석을 데리고 산에 오르다.
wj 군의 체력과 수준에 맞춰
임도와 싱글트랙 모두를 체험할 수 있는
탄천 - 갈마재 - 직동임도 - 거북쉼터 - 새말고개 - 율동공원의...
순환코스를 목표로 하고 준비하다.
약 3 시간 정도의 30km코스.
이제는 어느 정도 산악자전거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산에 간다니 오히려 반기는 표정을 하다.
언제까지 그렇게 여유를 보일 수 있나...
산에 가서 보자.
눈치가 빤한 녀석은
산에서의 보복이 두려웠는지...
바로 꼬리 내리고 넙쭉 기다.
흉내는 낸다만 아직은 미흡한 코너링.
정오를 넘긴 시각.
푹푹 찌는 더위 때문인지
평소에 붐비던 분당천변의 자전거도로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다.
조금 오버하는 듯하여
갈마재를 오르기 전 잠시 멈춰 세워 체력 안배에 대한 주의를 주다.
^^
그렇게 주의를 줬건만
막상 갈마재에 올라 붙으니 저만치 앞서 나가다.
녀석을 따라 붙으려 해보지만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눈앞이 가물거려 포기하다.
^^
한 굽이
두 굽이를 돌아서니.
저 멀리...
녀석이 나를 기다리다.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가 우릴 점점 지치게 하고...
녀석은 계속 지나치게 물을 들이키다.
갈마재 넘어 약수터에서 물을 보충하며
지나친 수분 섭취에 대한 주의를 준 후...
빠른 속도로 갈마재를 내리달아 직동으로 향하다.
이윽고 직동임도.
출입차단 철문을 우회하여 임도입구에서 잠시 쉬며
임도 주행에 관한 기본 사항에 대해 얘기하다.
임도 초입의 상황은 잔돌이 많이 들어나긴 했어도
지난 폭우에 큰 피해는 없어 보여 안심하다.
갈마재 넘어 약수터에서 받았던 물을
이미 반 이상 마셔버린 wj군에게...
지금부턴 물을 구할 수 없음에 아끼라 당부하다.
잘 올라채는가 싶더니
첫 언덕을 오른 후...
콘크리트 벌떡 업힐 중간부터 포기하고 내려 끌다.
쉬지 않고 계속 진행하면 지칠까 싶어...
잠시 쉬어가자 하니 그냥 가잖다.
앞서 나가려는 녀석을 말려 그늘에 앉힌 후
파워젤 하나로 원기를 북돋다.
수풀이 무성한 임도임에도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습기에 숨이 턱턱 막히다.
장마 후의 웃자란 잡초가 길을 뒤덮고
날카로운 딸기나무 가시는 사정없이 팔과 다리를 긁어 상처를 내다.
온통 상처가 난 wj 군의 다리.
게다가 잠시 쉬어갈라치면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산모기에...
물 한 모금 마실 여유도 없이
줄행랑 놓듯 진행을 하다.
거미줄 걷이로 녀석을 앞세우고... ^^
모른 척 느긋이 뒤따르다.
선두로서의 페이스 조절이 미숙하여
앞세우면 여지없이 오버하다.
한 번 당해보라는 생각에
아무 소리 않고 앞서 보내다.
내가 안 보이자 불안했는지
후방 시야가 좋은 언덕배기에서 나를 기다리다.
드디어, 거북쉼터로 올라붙는 등산로 갈림길.
도와달라는 눈치의 녀석을 무시하고
성큼 나 먼저 올라붙다.
밀고...
또 밀고.
조금은 안쓰러웠지만
저 정도는 충분히 밀고 오를 체력임을 알기에...
모른 채, 그냥 내버려두고 보다.
엄살 그만 떨고
빨리 온나.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하여
밀어 올리기!
거북쉼터.
이제부턴
큰 어려움 없는 싱글 트랙 다운 힐.
뒤도 안 돌아보고...
강남골프장 언덕까지 내리 빼다.
강남골프장 언덕에 도착하여
기다리니...
조금 걱정이 될 즈음
녀석이 도착하다.
^^
한 모금도 남지 않은 물을 쥐어짜는 녀석을 보고...
곧 약수터라며
바로 율동 능선으로 향하다.
아직은 다운 힐이 미숙하여
업 힐보다 더 버벅대다.
조금만 험한 내리막이 나타나도
몸 사리고 내리 끌다.
밤골 약수터에 도착하다.
물받이용의 커다란 물통 하나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쓴 후...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하고 앉아
배속에 물을 출렁거리도록 채워넣다.
이리하여...
정오부터 시작한 wj 군과의 맹산 라이딩을
오후 3시가 되기 전 마무리하고
무사히 귀가하다.
wj 군과 함께한 주행 트랙
'임시 공개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Frog & Butterfly ... (0) | 2006.08.18 |
---|---|
06/08/15 wj 군, 문형산 주행기. (0) | 2006.08.15 |
06/08/05 squall (0) | 2006.08.05 |
Lone star 7 (0) | 2006.08.05 |
마운틴 바이커, 그 백팩 (Backpack) 의 비밀. (1) | 2006.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