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이 아버지도...

네 나이 때.

교내외 백일장을 휩쓸었느니라. ㅋㅋ

부전자전이랄까.

녀석, 운 억세게 좋네.

나중에 연애편지 쓸 때 도움 많이 될거다.

^^

축하한다!

제목 : 제47회 전국고교백일장 입상자 발표 안내
번호 : 6374작성자 : 노종대작성일 : 2006-11-30 18:17:32조회 : 229
파일 : prize_winner(47th).xls(20480byte)
2006년 11월25일 실시한 "제47회 전국 고교백일장 대회 입상자"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입상하신 분께는 진심으로 축하드리오며. 낙선자분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아울러, 입상자는 시상식에 참석하시기 바라며, 부득이 불참자는 참가신청서 주소지로 우편발송하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금번 제47회 전국고교백일장에 많은 관심과 참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아    래 -1. 입상자 명단       가. 장 원(운문부 1명, 산문부 1명)        1) 운문부 : 고양예술고 1학년 현유민         2) 산문부 : 계원예술고 2학년 이주영         * 본교 입학시 율곡장학금 수혜대상자: 운문부 장원  고양예술고 1학년 현유민               나. 차 상(운문부 2명, 산문부 2명)         1) 운문부 : 돌마고 2학년 이우진, 미림여고 1학년 신윤선         2) 산문부 : 목포제일여고 2학년 김태연, 김포고 3학년 최나래       다. 차 하(운문부 3명, 산문부 3명)        1) 운문부 : 백신고 3학년 주해나, 동작고 2학년 김윤영, 백마고 2학년 이예슬         2) 산문부 : 철원여고 2학년 이미경, 밀양고 2학년 조한빛, 정발고 1학년 류혜진       라. 가 작(운문부 5명, 산문부 5명)        1) 운문부 : 임지숙(화정고 3학년) 외 4명         2) 산문부 : 이슬기(안양여고 2학년) 외 4명       마. 장려상(운문부 11명, 산문부 11명)        1) 운문부 : 이현진(부산고 3학년) 외 10명         2) 산문부 : 유하늘(상명사대부속여고 2학년) 외 10명 * 개별 입상자 명단은 "첨부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2. 시상식 안내       가. 일 시 : 2006년 12월 8일(금) 15:00 -       나. 장 소 : 퇴계인문관 7층 31709호 강의실       다. 시상 내용 :          1) 장 원  2명 : 총장 상장 및 부상         2) 차 상  4명 : 총장 상장 및 부상         3) 차 하  6명 : 총장 상장 및 부상         4) 가 작 10명 : 총장 상장 및 부상         5) 장 려 22명 : 총장 상장 및 부상3. 기타 자세한 문의는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행정실(02-760-0915)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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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dmission.skku.edu/Main/Contest/contest.php?con_typ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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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운문부 심사평


샤르트르 이후에 유명한 철학자로 평가받았던 글릭스만은 ꡐ동서독의 냉전 상황ꡑ을 “현기증의 힘”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현기증의 힘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핵으로 무장되어 있는 현실이 생각만 해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아찔한 현기증을 일으킨다는 의미였다. 지금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장되고 위험한 핵의 현실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강 건너 불 보듯이 핵의 위험성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번 폭발하면 재생이 거의 불가능한 핵에 대한 경각심을 차제에 조금이나마 가져 보자는 데서 백일장 제목을 이렇게 냈다.

대다수의 작품경향이 북한, 남한 등 현실적인 것이 많았다. 그런 백일장 제목일수록 천편일률적인 소재에서부터 탈피하여 자기의 창작수준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인식적인 표현에서 시적인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 드문 것이 아쉬웠다. 다시 말해서 산문시인 것이 예년에 비해서 많은 편이었다.

장원으로는 고양예술고등학교 1학년의 현유민의 “핵실험”으로 하고, 차상으로는 돌마고등학교 2학년 이우진의 “핵실험”과 미림여자고등학교 1학년 신윤선의 “나는 왜 구슬을 가지면 안돼?”로 정했다. 현유민의 시는 핵실험에 대한 현장감에서부터 시적 상상력을 확대하여 핵에 대한 공포 및 생명의 존귀성을 읊은 것을 높이 샀으며, 차상의 이우진의 작품은 시적 긴장감은 팽팽했으나 앰프의 소음이 핵의 공포로 넘어가는 과정이 좀 미흡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신윤선의 작품은 소박하게 핵을 구슬로 비유한 것이 재미있고 적절했다. 건필을 바란다.


- 글쓴이; 강우식 (시인ㆍ성균관대학교 국문과 시학교수) -

수상작품 안내(장원 2작품)

【운문부 장원】


핵 실 험


고양예술고등학교 1학년 현유민


TV에서 나오는

핵실험에 대한 뉴스

귤을 까먹으며

시무룩한 얼굴로 본다


매일 똑같은 소식에

이젠 아나운서의 얼굴에도

신물이 날 듯


장난기 가득한

어린 동생의 얼굴에

TV 위에 놓여 있는

가족사진에

두려움 반 걱정 반으로

이불 속을 자꾸 파고 든다


전쟁이 나면

솜이불에 들어가려고 했던

어릴 적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핵이 터지면

사계절을 거치지 않고

봄에서 겨울로 가는 모습일까



이불 틈새로 보이는

지구 같은 나팔꽃

인정도 사랑도 없는 이 땅에

꽃이 지면 향기라도 남을런지


나팔꽃에서

애시리고 푸른 소리가 들려온다

땡볕 아래

나팔꽃이 창백하다


물에 떠있는 봉지처럼

입안의 귤을 씹지 않은 채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귤즙처럼 노을이 불 타오르고 있다





【산문부 장원】



핵 실 험


계원예술고등학교 2학년 이주영


눈앞에서 꽃다발이 팔랑거린다. 언니다. 아니다, 언니가 없다. 꽃집을 지나가거나 우연히 길을 걷다 꽃다발을 안고 있는 사람과 마추칠 때가 있다. 꽃을 보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아직까진 그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환상을 보고 산다.

- 핵실험 중이야. 올 때 꽃 한 다발 좀 사다줄래?

언니의 문자메시지이다. 방금 도착한 것 같지만 일년도 더 지난 것이다. 언니의 핵실험이 지금은 완전히 끝났는지 궁금해졌다. 눈을 감자 평온해진 언니를 눕혀 놓고 사람들이 염을 하던 게 떠올랐다.

언니는 꽃을 유난히 좋아했다. 나중에 커서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나 결국 언니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흔들리던 꽃. 그 꽃들처럼 언니의 인생도 흔들리기 시작했으니까. 그 시작은 암이라는 질긴 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재작년 봄에 언니가 받은 암 선고.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언니가 ‘핵실험’이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발견했을 당시 이미 중기를 넘어선 암세포. 언니의 몸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그 놈을 억제하기 위해선 핵실험이 필요했다. 언니가 핵실험이라 불렀던 그것. 헤아릴 수 없는 각종 약물과 방사선 치료였다. 언니가 버텨내기에 그 핵실험은 힘든 싸움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니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내가 언니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하루에 한 번씩 언니가 좋아하는 꽃을 안고 찾아 가는 것 밖에는.

“언니, 많이 아프지?”

“아니 괜찮아. 사실 내 몸 안에서 핵실험이 일어나는 것 같아. 약 먹을 때, 주사 맞을 때, 그 때 마다 ‘펑’하고 뭔가 터지는 것 같아.”

핵실험은 언니의 몸 속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계속 되었고, 횟수도 점점 늘어갔다.

“그런데 진짜 핵이 터지면 꽃들도 다 죽겠지?”

언니가 꽃을 매만지며 심각하게 말했다. 나는 언니의 몸 속에서 진행되는 핵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만을 빌었다. 그리고 언니의 소원대로 정말 핵이 터져도 꽃만큼은 죽지 말기를, 마치 그것이 언니인냥 빌고 또 빌었다.

언니의 1년 6개월 투병 생활은 언니를 지치게 했다. 활짝 핀 꽃을 닮았던 언니의 모습은 이제 없었다. 길고 긴 핵실험으로 시든 꽃만 있었을 뿐.

그러던 어느 날. 그 날은 이상한 날이었다. 개운하지 않게 잔 것처럼 몸도 찌뿌둥했고, 어제 꽂아 놓은 꽃도 시들어 있었다.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병원에서 온 전화였다. 언니의 핵실험이 드디어 끝났다고. 그러나 결과는 실패라고.

창백한 언니를 앞에 두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었다. 금방이라도 다시 일어날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슬퍼졌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평온해 보이는 언니의 옅은 미소였다. 그 미소는 정지된 채, 한 장의 영정 사진으로 완전히 굳어 벼렸다.

올해도 어김 없이 꽃이 만발했다. 그 길고 긴 핵실험의 끝. 그 끝에서 언니의 소원대로 언니의 꽃들은 살아 남았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꽃 향기가 아련하게 그려내는 환상. 그 환상 속에는 활짝 웃고 있는 언니가 있다.

꽃 같던 그녀에게 이제 더 이상의 핵실험은 없다.